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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2016.02.17 16:16  4456

 맥주를 물보다 많이 마시는 사람들



맥주를 물보다 많이 마시는 사람들
[삶과 문화가 있는 유럽 맥주 이야기 ⑨]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전 옥토버훼스트 대표) 2015.12.03


9회 옥토버페스트, 영원한 것은 맥주뿐

"독한 맥주에 매운 담배, 거기에 멋을 부린 아가씨. 그것이 나의 짐이다."
- 괴테의 <파우스트>


독일 하면 떠오는 것이 축구와 자동차, 그리고 맥주입니다. 독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비롯해 역대 월드컵에서 4번 우승, 4번 준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해 5번 우승, 2번 준우승한 브라질과 함께 축구 세계 최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개인기와 팀워크를 바탕으로 집단 공격과 수비를 하고, 상대 팀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골로 연결하는 축구는 전쟁과 아주 비슷합니다. 독일 축구를 보다 보면 선전포고와 동시에 파죽지세로 유럽 대륙을 정복하고 소련을 침공한 독일군의 전쟁 기술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고대 로마제국을 무너뜨리고 중세 유럽을 통일한 게르만 군단의 막강한 위력을 전쟁 대신 축구로 과시하는 듯합니다.

벤츠와 BMW(Bayerische Motoren Werke AG), 아우디(Auto Union Deutschland Ingolstadt) 등으로 대표되는 자동차도 독일의 상징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명품을 벤츠600이라고 자랑합니다. 인류 최고의 명품이 독일인의 손에서 창조된다는 거지요.

20년 전 제가 독일에 살 때, 자동차 때문에 부끄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에어컨이 달린 자동 변속기 자동차는 1000대당 1대꼴이었습니다. 불편을 불편으로 여기지 않고 즐기는 독일 사람들은 연비가 좋고 금방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수동 변속기 자동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당시 자동 변속기에 에어컨 달린 자동차를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 따기였습니다. 며칠 동안 고생한 끝에 겨우 중고차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장이 문제였습니다. 자동차가 조금만 고장 나면 정비소로 달려가는 저와 달리 독일 사람들은 타이어는 기본이고 전기 플러그 같은 웬만한 부품도 자기 힘으로 척척 교체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수십 년 된 고물 벤츠를 타고 다녔던 이웃집 할아버지는 자동차 부품이 고장 나면 직접 밀링머신을 돌려 부속품을 만들어냈고, 주말이면 영화배우처럼 잘 차려입은 할머니와 함께 고속도로를 질주했습니다. 그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스스로 고치고 가족이 살 집을 직접 짓는 것을 보면서 '이곳이 정말 기술자의 나라구나', '우리는 경쟁력이 없구나' 하며 현실에서 드러나는 큰 차이를 실감했습니다. 얼마 전 폭스바겐(폴크스바겐)의 배출 가스 조작사태가 기술력과 정직을 생명처럼 여기는 독일인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주긴 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독일인의 사랑은 여전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축구와 자동차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독일인들도 맥주 앞에서는 맥을 못 춥니다.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자동차 없이는 못 산다"는 독일 유머가 있습니다. 앞으로 "자동차와 축구 없이는 살아도 맥주 없이는 살수 없다"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맥주는 바이킹 시대부터 게르만족의 피를 끓게 했고, 독일 정신의 맥을 이은 영혼의 음료이기 때문입니다.


▲ 바바리아 여신상 아래에서 맥주 축제를 알리는 축포가 터지길 기다리는 사람들. ⓒwikipedia.org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20년 전만 하더라도 코끼리처럼 발목이 굵은 독일 할머니를 길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석회가 녹은 뿌연 수돗물을 수십 년 동안 마셔서 석회가 다리에 침전돼 발목이 굵어졌다고 합니다. 그런 할머니들이 사는 곳은 오래된 아파트나 3, 4층 연립주택이 대부분입니다.

통풍과 관절염에 시달리는 할머니들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서 보통 베란다나 창문을 내다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주차하다 남의 차를 긁거나 신호 위반이라도 하면 어김없이 벌금 고지서나 경찰 출석 요구서를 받게 되는데, 그 뒤에는 코끼리 할머니들의 투철한 신고 정신이 숨어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독일 할아버지에게서는 코끼리 발목을 거의 발견할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들은 그 이유로 "코끼리 발목을 피하고자 젊은 시절부터 치료제 삼아 맥주를 물보다 많이 마신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독일 사람들은 왜 맥주라면 그렇게 넋을 잃을까요? 예술과 낭만의 도시 뮌헨(Muenchen)에서 열리는 맥주 축제에 그 답이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독일 바이에른 주는 맥주 향기에 취합니다. 매년 9월 세 번째 토요일부터 10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 바이에른의 주도(州都) 뮌헨은 독일은 물론 세계 전역에서 몰려든 사람으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 때문입니다.



▲ 2012년 옥토버페스트 축제 때 대형 천막 모습. ⓒoktoberfest.de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한 마차와 200명이 넘는 거대한 브라스 밴드(brass band), 뮌헨을 상징하는 6대 메이저 맥주 회사가 생산한 맥주 오크통을 실은 거대한 마차 행렬이 뮌헨의 도심을 통과해 축제가 열리는 테레지안 광장(Theresienwiese)으로 향합니다.

광장에서는 천막 안에서 뮌헨 시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뮌헨 시장이 그해 가장 좋은 보리로 담근 거대한 오크 맥주 통 마개를 망치로 딴 뛰 콸콸 쏟아지는 맥주를 마시면 12발의 축포가 터지는 것으로 축제의 시작을 선포합니다.



▲ 그 해 맥주 축제를 알리는 맥주 통 마개를 따고 있는 크리스티안 우데 뮌헨 시장. ⓒaccra.diplo.de



뮌헨은 '작은 수도사'란 뜻입니다. '수도사'인 뮌크(Moench)와 '작다'라는 뜻의 헨(chen)이 합성된 말입니다. 16세기부터 사용된 뮌헨 시 문장에는 검은색 수도복을 입은 깜찍한 수도사가 빨간 신발을 신고 있습니다.
수도사는 왼손에 빨간 성경을 들고, 오른손으로 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뮌헨을 상징하는 수도사 복장을 한 미녀가 맥주 축제 둘째 날 퍼레이드의 주인공입니다. 뒤를 이어 바이에른 전통 복장을 한 젊은 남녀와 민속 무용단의 행렬이 축제의 현장까지 이어집니다.

맥주 회사가 만든 70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대형 천막 안에서는 건배 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맥주 한 잔을 마시면 9월의 태양이 돌고, 한 잔 더 마시면 세상이 돕니다. 9월과 10월의 석양은 하늘만 붉게 물들이지 않고 사람들의 얼굴도 붉게 물들입니다. 어떻게 때를 알았는지, 뮌헨을 둘러싼 마로니에 나무는 하얀 꽃, 빨간 꽃을 일제히 분출합니다. 촛불처럼 환하게 밝혀준 꽃잎 아래서 옥토버페스트가 무르익어 갑니다.


▲ 뮌헨 시 문장. ⓒmuenchen.de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전 옥토버훼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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